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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뭔가 설명하기보다 그냥 내 생각을 끄적끄적 정리하는 글이다.

 

요즘 열심히 연구하고, 생각하고 있는 분야가 하나 있다.

바로 2d material중 하나인 MoS2인데, 풀네임으로 molybmolybdenum disulfide 이라 부른다.

 

몰리비듐 다이설파이드

그래핀에 이어 각광받기 시작한 물질로, 이전 포스팅에서 이 물질을 사용하게된 이유에 대해 설명해봤다.

 

그래핀의 장단점, MoS2같은 2d material을 쓰려고 하는 이유

 

그래핀의 장단점, MoS2같은 2d material을 쓰려고 하는 이유

양양~Jista입니다! 요즘 반도체시장뿐만 아니라 여러 연구실에서도 2d물질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있습니다. 과연 어떤 점 때문에 많은 연구를 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그래핀의 장점에서 알 수 있습니다. 그래핀..

jista.tistory.com

 

학교 연구실에서는 CVD로 얇은 MoS2(1~3층)를 합성하기도 하고, 테이핑 기법으로 그래핀처럼 MoS2를 박리해내기도 한다. 여기서 박리란 한층한층 떼어내는 것이다.

피부과 시술 중에도 피부박리라고 있다. 피부 겉부분만 떼어내서 새로운 살이 돋게하여 피부가 좋게 만드는 시술로 알고 있다. 마찬가지로 MoS2도 원래는 bulk형태, 200~500 혹은 10000층 정도되는 두께일 것이다.

정확히는 몇층인지 모르지만, 열심히 테이프로 적은 층만 분리하다보면 monolayer MoS2가 가끔 등장한다.

 

 

 

이 MoS2 한 층의 두께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인 논문에서는 0.65nm라고 언급한다.

그러나 정확히 MoS2 한 층, 맨 윗층에 있는 S 원자와 맨 아랫층에 있는 S 원자의 간격은 0.308nm이다.

 

0.65nm는 아마 층과 층 사이 van der waals force(반데르발스 힘)로 인해 생기는 간격까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논문에서 MoS2 한 층의 두께는 0.65nm라고 나오고, 우리학교 AFM으로는 0.65nm를 측정할 수 없었다. 1nm 이상으로 나오더라구...

 

과학이 어려운 이유 - 눈으로 볼 수 없기 때문

 

뭐 어찌저찌해서 테이프 박리로 얇은 MoS2 층을 만들었다고 치자.

위에 언급한 포스팅을 보면 알겠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monolayer MoS2(1층)다.

물론 2층 3층도 실험 목적에 따라 쓸모가 있다.

 

아무튼 1~3층 짜리 MoS2를 얻으면 좋은 것임.

 

그렇다면 이 MoS2가 1층인지, 2층인지, 3층인지 어떻게 알까??

눈으로??

 

 

MoS2가 달라붙어있는 Si 웨이퍼 조각

 

 

눈으로 볼 수가 없다. 왜냐 nm 스케일이거든...

optical microscope로 겨우겨우 볼 수 있다.

 

눈으로 몇 층인지 볼 수있으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편하겠지만 못보니까 다른 분석법을 사용한다.

Raman spectroscopy

라만분광기라고 라만 스캐터링을 이용해 분석하는 기계다.

 

라만 스캐터링은 다른 포스팅으로 따로 정리할거고, 검색해보면 다른 분들이 개념에 대해 잘 설명해놨다.

 

라만 분석은 원자의 진동수를 측정하고, 원자마다 고유의 진동수가 있다.

 

미리 알고있어야하는 전제

 

- 원자는 가만히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진동을 하고 있다.

- 원자에 레이저를 쏘면(에너지를 주면) 원자는 레이저로부터 에너지를 흡수한다. 그리고 방출하는데, 방출되는 에너지의 양이 흡수한 에너지의 양과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물론 흡수 안하는 경우도 있지만 MoS2는 흡수하니까 논외)


라만분광기는 샘플에 약 1um 두께의 레이저를 쏜다. 샘플에 에너지를 주는거지!

샘플속 원자들은 에너지를 먹는다. 냠냠냠 먹다보면 신나서 더 진동한다. 진동수가 달라지는거지!

신나게 진동하다 흡수하고 남은 에너지를 금방 배출한다. 마치 사람이 음식을 소화시키는 것 처럼!

 

이 방출된 에너지에는 샘플의 진동수 데이터가 들어있다. 얘가 에너지를 받고 얼마나 소화시켰는지, 혹은 소화를 하나도 못시키고 다 방출시켰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원자마다 에너지를 얼마나 소화하고 방출하는지가 다 다르다.

그러면 MoS2 1층이나 MoS2 2층이나 같은 원자라 같은 결과로 나오지 않나요?

아주 좋은 질문이다.

물론 bulk(엄~~청 두꺼운 물질)일 경우에는 같다. 1001층짜리 물질이나 1002층짜리인지 구분하기 힘들지. 거의 0.1%도 차이가 안나니까!

 

그러나 2d material의 세계, nanomaterial의 세계에서는 달라진다.

이것도 위에서 언급한 포스팅에서 말했었는데, 두꺼운 물질과 엄청 얇은 물질은 특성이 아예 달라진다. 마치 그래핀처럼!

 

bulk에서는 몇층인지 구분도 안가던 라만의 분석 결과가 2d material의 세계에서는 구분이 가기 시작한다.

쉽게 생각해서 1과 2는 100% 차이잖아. 1층과 2층은 층의 차이가 100%나 된다. 1001층과 1002층은 약 0.1%인데 1층과 2층은 100% ㄷㄷ 비율로 보면 어마어마한 차이지? 2층과 3층은 50%의 차이를 보이고...

 

일단 나노의 세계에서는 1층만 달라져도 어마어마하게 달라지는 것과 같다.

게다가 라만 분석 결과값은 원자 고유의 진동수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다.

나노의 세계로 진입하면서 평소에는 고려되지 않았던 요인들도 진동수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van der waals force.(= 개미)

 

개미가 아무리 힘이 세다고 한들, 그건 개미와 비슷한 크기의 생물들과 비교했을 때의 얘기다. 지금까지는 개미보다 훨씬 큰 인간의 세계에서만 살았기 때문에 고려할 가치가 없었다.

 

 

 

그러나 인간이 개미만해진다면? 개미의 힘을 고려해야한다. 개미가 우리 잡아먹을 수도 있잖아!

 

마찬가지로 bulk의 세계 1000층 10000층의 물질을 가지고 놀 때는 van der waals force? 무지무지 약해서 고려할 생각조차 없던, 먼지같은 힘이었다.

 

그러나 nano의 세계로 진입하니까 이 van der waals force, 어마무시한 힘을 갖고 있다.


 

 

MoS2 1층에서는 van der waals force가 없어 진동수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없다. 아주 pure 한 상태...

그러나 1층에 1층 더 얹어서 묻고 더블로 간다면? 윗층과 아랫층 사이에 van der waals force가 생긴다.

 

 

왕복달리기

원자가 왕복달리기로 진동을 하려는데 위에서 자꾸 누가 잡아당겨... 아니면 누가 자꾸 밀어...

기존 왕복달리기 속도랑 같을까?? 느려지거나 빨라질 것이다. 진동수가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1층짜리랑 2층짜리 MoS2의 진동수가 다르다.

2층짜리랑 3층짜리 MoS2의 진동수가 다르다. 좀 있어보이게 말하자면, monolayer bilayer trilayer의 진동수가 다르다.

 

진동수가 다르기 때문에 raman peak의 위치가 다르다. peak의 위치차이로 몇 층인지 알아낸다.

출처 : horiba

위는 MoS2를 라만으로 찍었을 때(측정) 결과 그래프다. 그래프를 보면 intensity(y값)가 가장 큰 곳이 있고 그 곳을 peak이라 부른다. (주가가 엄청 높아지면 고점찍었다 peak찍었다라고 하잖아)

x축은 wavenumber지만 이렇게 보면 감이 안잡히잖아??그니까 걍 원자의 진동수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y축이 커서 위로 뽈록한 곳의 x값을 진동수라고 보면 되는데 대충 385부근과 405~410사이에 두 개가 있다. 오잉 진동수가 두개예요???? 라는 생각이 먼저 들 수 있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오히려 2개인게 엄청 적다고 느껴질 정도다.

 

원자는 5살짜리 유치원생과 같다. 좌우로도 왔다갔다 하고 위아래로도 왔다갔다 하고 120도로 왔다갔다 하고 150도로 왔다갔다 하기도 한다. 모든 방향에서 진동수가 같을리가 없지...

위 그래프에는 peak이 두개 있는데, MoS2의 위아래와 좌우 진동수만 나타낸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몇층인지 알기에 충분하니까^^~

 

뭔가 점점 벌어지는게 보이는가?? 맨 아래 1layer = 한층일 때(파랑색 선)는 peak간 간격이 가장 좁다. 약 386쯤에 하나 있고, 405쯤에 하나 있네! 둘의 간격은 405 - 386으로 한 19쯤이다.

 

2 layers = 2층 이 되면 peak의 간격이 넓어진다(연두색 선). 약 384쯤에 하나 있고 407쯤에 하나 있네. 둘의 간격은 407 - 384 로 한 23쯤된다.

 

3 layers = 3층이 되면 더 넓어지네?? 아마 23보다 클 것이다.

이렇게 1층에서 2층 3층으로 갈 수록 peak의 간격이 넓어진다. 그리고 이 peak의 간격은 고유의 값이다. 한마디로 내가 만든 monolayer MoS2의 peak 간격이랑 철수가 만든 monolayer MoS2의 peak 간격이 같다는 것이다.


 

누가 MoS2를 만들든 MoS2 1층이면 peak 차이가 19, 2층이면 peak 차이가 23으로 나온다.

그래서 이 peak의 차이로 내가 만든 MoS2가 몇층인지 알아내는 것이다.

 

내가 막 테이핑으로 MoS2를 얇게 만들었어

몇 층인지 모르겠네? 그 샘플을 라만으로 찍어봐. 찍으니까 peak의 간격이 19야.

그럼 뭐다?? monolayer다!!! 만세!!!

 

 결론

이렇게 라만분광기는 MoS2가 몇층인지 알려주기 때문에 각광받는 분석법이다.

마찬가지로 그래핀이나 다른 2d material에도 이 분석법을 사용할 수 있다.

생각 정리 끝!

 

다음은 저 2개의 peak의 이름은 무엇인지, 나노세계에서 원자 진동수에 영향을 미치는 힘이 과연 무엇인지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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