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학력, 학벌이 인생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에 대한 세이노의 관점이 잘 드러나있다. 비록 학벌이 능력을 대변하지는 못하더라도, 인력이 급한 사람들 입장에서는 안전하게 학벌 좋은 사람을 채용할 수 밖에 없다. 왜냐면 그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의 능력을 검증하고 기다릴 시간이 없기 때문.

 

그 외에도 삶의 태도, 인맥, 사람들의 환상 등을 뻥튀기 할 수 있는 것이 학벌이다. 하지만 학벌에 안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학벌은 (곧 사라질) 아주 견고한 바닥을 제공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바닥은 아주 튼튼해서 누군가는 '우린 못해도 중간은 가'하며 바닥에 앉아 만족해버린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바닥이 무너지는지도 모르고.


이전 이어지는 글 : 3. 학교 공부가 부자되는 데 쓸모없는 이유

 

교육계에 대한 내 불만은 이쯤에서 그치자. 오해하지 말라. 학교 교육에 그 어떤 문제가 있다 할지라도 '공부를 대단히 잘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름대로 성공과 부를 잡을 수 있는 길이 분명히 존재한다. 아니, 부자가 되지는 못할 수 있어도 적어도 가난에서 분명하게 탈출할 수는 있다.

 

첫째, 이 사회로부터 기회를 얻느냐 못 얻느냐 하는 갈림길의 방향이 일단은 학력과 학별에 의하여 결정되기 때문이다. 일을 배워 독립을 하려면 우선 어떤 조직이나 정보 공유 집단 속에 들어가야 하는데, 학력이 너무 낮으면 그 문턱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초등학교만 나온 어떤 사람이 고생 끝에 거대한 전기회사를 설립하였고 사원모집 광고를 냈다. 초등학교만 나온 다른 사람은 '사장 역시 초등학교만 나왔다는 사실'에 용기를 얻었고, 그 회사에 입사 지원 원서를 냈다. 하지만 서류에서 불합격 처리되었다. 이에 화가 난 그는 회사 사장을 방문하여 항의하였다.

 

"저는 초등학교만 나왔습니다. 사장님도 그렇지 않습니까?" 사장은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초등학교만 나온 사람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사람의 능력이 학력과 비례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에게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당신이 에디슨인지 아닌지를 판가름하고 기다릴 시간이 나에게는 없다. 시간을 질약하기 위하여 결국 우리는 일차적으로 검증된 사람을 채용할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만 이런 것이 아니다. 전 세계 어디서나 일류 대학을 나오면 이른바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다. 기득권 사회에서 학벌을 중시하는 이유는 그 것 말고는 일을 잘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판가름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학교 교육을 무시한다면 사회로부터 일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확률적으로는 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러나 명심하여라. '학교에서 뭔가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무식해서' 기회를 놓치게 되는 것이 절대 아니고 '학벌과 학력 이외에는 달리 사람을 판가름할 만한 방법이 없다 보니'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것을 말이다. 한때 여러 회사에서 신입사원을 능력만 보고 채용하겠노라고 선언하였지만 도대체 그 능력이란 것은 일을 시켜 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기에 결국은 다시 학력과 학벌을 보는 쪽으로 되돌아갔다는 점도 기억하여라.


둘째, '일류대' 졸업자가 되면 일단은 고졸자보다 인전비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예를 들어 보자. 막노동꾼이었던 장승수. 그는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나 일찌감치 대학을 포기하고 술집과 당구장을 오토바이로 누비며 싸움꾼으로 고교시절을 보냈다. 키 160센티미터, 몸무게 52킬로 그램의 왜소한 체격으로 포크레인 조수, 오락실 홀맨, 가스와 물수건 배달, 택시 기사, 공사장 막노동꾼 등, 여러 가지 직업을 전전하면서 대학에 수차례 도전하였으나 계속 실패하다가 결국 1Q 113의 보통 머리와 내신 5등급의 낮은 성적으로 서울대학에 수석으로 들어갔다. 오래 전 그가 쓴 책 제목이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중고등하교 학생들은 읽어라)이다. 지금은 이미 대학을 출업하고 사법고시에 합격하였다고 하므로 그가 적어도 예전보다는 많은 보수를 받는 일을 할 기회를 쥐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미국에서도 매사추세츠공과대(MIT) 프랭크 레비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5~34세의 남성 노동자 중 대졸자와 고졸자 간 소득격차는 98년 50%로 벌어졌다. 기업과 공장이 자동화되면서 오히려 대출자 선호 현상이 20년 전의 20%에서 30%에 가깝도록 늘어나고 있다(단, 여기서 명심하여야할 것이 있다. 여기서 언급된 대출자들은 일류대 출업자들이다).

 

셋째, 학력이 높거나 학벌이 좋으면 능력마저 뻥튀기시킬 수도 있다. 예컨대 수년 전 어느 고교 졸업자가 화려한 학벌과 경력의 경제분석 전문가로 위장하여 책도 몇 권 쓰고 TV에도 등장하고 재벌 회장들에게 정기 브리핑까지 하면서 유명 인사가 되었으나, 모 기업체에 스카우트되는 과정에서 우연히 학력이 들통난 사건이 있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몇 년 동안 그의 주변에 호화로운 학벌과 학력 소지자들이 즐비하였건만 아무도 그의 말에 이의를 달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게 세상이다. 능력이 있어도 학벌이나 학력이 없으면 인정받기 힘들며 능력이 없어도 학벌이나 학력이 있으면 일단은 숨을 수 있다


넷째, 학력이 높고 학벌이 좋을수록 인맥 형성이 손쉽다. 기업체에서 원하는 사람은 수익을 창출해 내는 사람이고 문제 발생 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의 소지자이다. 학벌이 좋으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였을 경우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친구들의 도육을 받기가 쉼다. 이것은 사업이나 장사를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미래 지도자 양성을 교육이념으로 삼고 있는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신입생을 뽑을 때 지역과 인종을 고려하는 이유 역시 학생들이 서로의 다양성을 배우고 출업 후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즉, 휴먼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게 되는 것이다.

 

특히 고등학교는 그런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 어떤 이득을 위해 만들어진 친구 관계가 아니라 말 그대로 우정이 형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세월이 흐른 뒤 만나도 거리낌이 없다. 제아무리 지위가 높은 친구라 할지라도 고교 동창이라면 전화를 걸 수 있고 찾아가 만날 수 있다. 대학 동창들은 전공이 비슷하다 보니 사회 진출 이후 교제의 폭이 넓지 못하다. 전세계 어느 나라에서건 학부모들이 자녀를 일류 증고등학교에 보내려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나오게 되면 한국에서의 인맥은 아주 약하게 된다

 

 


빌 게이츠가 Mt. Whitney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연설한 것으로 잘못 알려진 인생의 법칙 11가지 중 마지막 법칙, '공부만 하는 바보를 잘 대해라.. 나중에 그 바보 밑에서 일하게 될 가능성이 높으니까' 라는 말은 그래서 진리이다(아래에 인생의 법칙 원문을 실어 놓았다)


다섯째, 공부를 잘한 사람들은 그들이 배웠던 것들이 쓸모가 있건 없건 간에 적어도 학습 능력만큼은 인정받는다. 학벌과 학력이 화려하면 집단 내에서 지위를 획득하는 데도 유리하다. 내 경영 경험에 비추어 보더라도 하버드나 스탠퍼드 출신의 경영학석사(MBA)들은 정말 똑똑했다. 그들이 좋은 학교에서 배웠기에 똑똑해졌다는 말은 아니다. 똑똑했기에 좋은 학교에 갈 수 있었고 바로 그 사실 때문에 학벌이 사람을 가능하는 척도가 된다.

 

기억해라. 일자리를 주는 집단에서의 일차적 잣대는 학력과 학벌이다. 가난에서 탈출하여 경제적으로 잘살고 싶고 '공부에 소질이 있으면' 반드시 일류대에 들어가 '돈과 관련된 분야' 를 공부하고 '환경이 허락한다면 공부를 더욱더 오래 많이 해서' 그 분야에서 최고의 학력과 학벌을 갖추어라. 이 사회에서 학력과 학벌로 최고의 대우를 받으려면 공부의 영역에 있어서 반드시 극상위층에 속하여야 한다. 그 계층에 속하여 파워 엘리트가 되어라. 그렇게 한다면 연봉을 남들보다 몇 배 이상 받을 수 있는 길이 분명 존재한다. 전문직을 꿈꾸는 사람들 역시 공부를 잘해서 좋은 학력과 학벌을 갖는 것이 일단은 유리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라.

 

그렇지만 명심해라. 좋은 학력과 학벌을 갖고 있다는 것은 '첫 출발점에서 품 나게 설 수 있으며 가난에서 쉽게 탈출할 수 있다'는 뜻이지, 자동으로 부자가 되는 길이 열리지는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왜냐하면 그 출발점에는 비슷한 학력과 학벌 소지자들이 다 같이 경쟁자로 서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고등학교나 데학에서 공부를 잘하지 못였다고 해셔 실망할 필요는 결코 없으며 창피해할 필요도 없다. 우선은 내가 위에서 고등학교까지의 교과목들에 대하여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다시 한번 살펴보아라. 내가 말한 정도만 알고 있어도 살아가는 테는 아무 지장 없으며, 학벌이나 학력 이외의 방법으로 부자가 되는 데 역시 전혀 어려움이 없다. '천재 앞에서 주눅 들지 말라' 31쪽 참조, '전공은 실전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가' 120쪽 참조, '학력이나 학벌이 빈약한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 70쪽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