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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의 가르침 p.134 ~ p.140에 나오는 7페이지 분량의 내용이다. 파트 제목은 [어떤 일을 해야하는가?]다.

 

처음에는 네 분류로 정의되는 일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내성적인 성격을 외향적으로 고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만약 고칠 마음이 없으면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세이노의 가르침 책을 읽으면 언제나 그 독기가 느껴진다. 나는 이 독기가 마음에 든다. 인생은 독기 가득차게 살아야한다고 생각함. 처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과격하다고 느끼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이런 극단적인 수준까지 가지 않으면 내 인생이 절대 바뀌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이 글을 읽는 나는 독기를 마음에 들어할 뿐만 아니라 독기있게 살아갈 수 있을까?


독자들이 보내는 질문들 중에서 내가 제일 한심하게 생각하는 질문이 있다. "여유자금 5천만 원이 있어서 장사를 하려고 하는데 무슨 장사가 좋을까요?" 라는 식의 질문이 바로 그것이다. 아니, 내가 당신에 대해 전혀 모르는데 그것을 내가 어떻게 알겠는가. 그렇게 질문하는 사람들은 내가 어떤 장사를 하라고 구체적으로 지목하면 무슨 장사이건 다 잘하여 낼 자신이 있다는 말인가? 또, 여유자금 5천만 원이 있을 때 하면 좋은 장사가 있다고 치면 대한민국에서 5천만 원의 자금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다 같은 장사를 하여야 한다는 말인가?

 

장사건 사업이건 간에 똑같은 자금을 갖고 똑같은 장소에서 하더라도 성공하는 사람은 1명이고 망하는 사람이 9명이다. 또한, 장사는 위치가 제일 증요하다고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장소라 할지라도 망하는 사람이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어설픈 이론이지만 나는 인간이 하는 일을 오직 네 부류로 나눈다.

 

A: 사람을 상대로 하는 일
B: 기록된 것을 상대로 하는 일
C: 무생물을 상대로 하는 일
D: 몸으로 하는 일.


물론 무슨 일에서든지 D에서 언급된 몸은 필요하다. 그러나 당사자가 휴가를 가도 일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있고 반면에 몸에 무슨 탈이 생기거나 자리를 비우게 되면 수입이 없어져 버리는 일도 있다. 예를 들어 의사가 자리를 비우면 환자를 만나지 못하지만, 상인은 점원에게 가게를 맡기고 놀러 갈 수도 있다. 나는 이것을 육체적 현장성이라고 부르는데 그런 의미에서 D항목을 이해하면 된다. 이것의 중요성이 클수록 자유롭지 못하다.

 

이 세상 모든 직업에는 이 네 가지 일들이 복합되어 있으나 핵심적인 부분은 각기 다르다. 사업가, 의사, 경영자, 음식점 주인, 상인, 영업사원은 A에서 두각이 나타나야 하고, 변호사, 회계사, 교수, 경리는 B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건축사, 피아니스트는 C에서, 농부, 축구선수, 발레리나, 성악가는 D에서 그렇게 되어야 한다.

 

사람을 상대로 하는 일, 즉 A부류의 일을 할 때 중요한 것은 성격이다. B부류에서 일을 잘하려면 학구열과 응용력이 있어야 한다. C에서 중요한 것은 창조성이며 D에서 중요한 것은 육체적 재능이다.

 

장사나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격이다. 인간의 성격은 크게 내성적인 성격과 외향적인 성격으로 나뉜다. 어느 성격이 우월하다고는 할 수 없으며 단지 영어단어 introvert와 extrovert에서 나타나듯 하나는 안으로 향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밖으로 향한 성격일 뿐이며 나처럼 양성적인ambivert 사람들도 있다.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그것이 사람을 주로 상대하여야 하는 일이라면 자신의 성격이 외향적인가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매우 내성적인 사람이 장사를 한다고 치자. 고객에게 인사나 제대로 할 수 있겠으며 미소를 지을 수 있겠는가. 망하기 직전의 가게들을 찾아내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을 보여 주었던 '신동엽의 신장개업'이라는 TV 프로그램(나는 이 프로그램을 녹화하여 직원 교육용으로 사용하였다)에서 장사를 못하던 사람들이 모두 내성적 성격의 소유자들이었음을 기억하라. 직장에서도 외향적인 사람들은 어느 곳에서나 쉽게 드러나지만 내성적인 사람들은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사람을 많이 상대하는 일을 하고 있는 내성적인 사람들은 성격을 변화시켜 보고자 웅변학원도 다니는 등 갖가지 노력을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쉽지가 않다. 성격을 개조하는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일까?

 

 

● 내성적 성격을 개조하는 첫 번째 방법

 

1976년도 영화 중에 마틴 스코세이지Martin Scorsese 감독, 로버트 드니로, 조디 포스터 주연의 <택시 드라이버>라는 것이 있다. 베트남전에서 돌아온 26세 청년 트래비스는 사회의 악을 쓸어버려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불면증에 걸린 야간 택시 운전기사이다. 뉴욕의 뒷골목은 쓰레기 인생들로 가득하다. 그는 그 더렵고 추잡한 인생들을 욕하고, 언젠가 큰 비가 내려 모든 오물을 씻어 낼 것이라고 중얼거리며 다닌다. 해병대 출신이지만 뉴욕에서는 소심하기만 한 그는 어느 날 권총 4개를 구입하고 칼도 준비한다. 그리고 총 쏘는 법과 칼 쓰는 법을 연습하고 혼자서 거울 앞에 서서 누군가를 상상하며 말투와 행동을 연습한다. 'Are you talking to me?' '너 지금 나한테 씨부렁거리냐? 그런 연습을 거쳐 그는 대통령 후보를 암살하려고 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국내 상염이 금지되있다가 91년에 가서야 해제되었다) 우연히 만났던 12살짜리 창녀를 구하고자 사창가에서 피비린내 나는 총격전을 벌이면서 포주를 죽이고 영웅 대접을 받게 된다

 

나는 내성적인 사람들이 성격을 외향적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하여야 하느냐고 물을 때마다 이 영화를 권유하면서 어떤 시비가 생기게 되면 욕으로 대응하는 법을 미리 연습하라고 한다. 누군가와 싸울 생각을 하게 되면 성격은 변하기 마련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몇몇 학생들로부티 왕따를 당하고 폭행도 당하곤 하기 때문에 죽고 싶다고 메일을 보낸 어느 내성적인 고등학생에게는 이렇게 충고하였다. 학교 선생님이나 부모님과 상의하라는 말 따위는 하지 않는다. 너만 더 괴로워지니까 말이다. 네 힘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 주마. 먼저 일기를 써라. 네가 누구에게 어떻게 당하고 있는지를 낱낱이 기록해라. 일기 속에 복수하겠다느니 때려죽이고 싶다느니 그런 말은 절대 쓰지 말라. 그저 네가 얼마나 일방적으로 못된 놈들에게 불쌍하게 당하고 있는지를 눈물겹게 기록하라. 그렇게 한두 달을 쓴 뒤부터는 기회를 노려라. 그리고 어느 날 수업 중에 너를 왕따시키는 주모자에게 갑자기 가서 말은 한 마디도 하지 말고 그 어깨를 몽둥이나 의자로 세게 내려쳐라. 뼈가 부러져도 좋다. 시간이 된다면 다른 녀석들도 팔이건 다리건 뼈가 부러질 정도로 내려쳐라. 단, 머리는 때리지 마라. 죽어 버리면 살인이 되고 마니까 말이다.

그러므로 미리 남몰래 연습을 많이 하여라. 네가 사용한 홍기는 미리 준비한 것이면 절대 안 된다. 너는 그저 우발적인 감정에 교실에서 눈에 띄는 것으로 내려쳤을 뿐이다. 물론 너에게 맞은 녀석들이 너블 폭행죄로 고소하여 경찰서에 끌려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때 네 일기장을 보여 주어라. 그리고 그들을 맞고소해라. 나한테 이런 코치를 받았다는 말은 절대하지 말라. 세이노는커녕 세이예스도 모른다고 해라. 그래도 보복이 두렵다고? 절대 겁내지 마라. 한 번 더 수업 시간에 그들 중에서 한 녀석만 반좀 죽여 버려라. 그리고 욕을 배워라, 다시는 그 어느 누구도 너를 건드리지 않을 것이며 성격도 변하게 될 것이다. 폭력 전과자가 되면 어떻게 하느냐고? 네가 한 명 이상의 놈들에게 폭행을 당해 왔다는 증기만 있으면 전과자가 될 가능성은 아주 낮다. 게다가 왜 니를 때리는 놈들은 그런 걸 걱정 안 할까? 그래도 너는 전과자가 될까 봐 걱정된다고? 그렇다면 주짓수라도 배우고 그들이 때릴 때 가만히 맞지 말고 이빨로 물어뜯기라도 해라. 그것조차 못 하겠다면 여러 영화들에서 나오는 복수의 삶을 살아가든지.

 

 

● 내성적 성격을 개조하는 두 번째 방법

 

성격을 바꾸기 위한 또 다른 시도는 여행 중에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 앞에서 해 볼 수 있다. 나는 해외여행을 할 때 나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에 한 번도 안해 본 짓거리를 시도하여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를테면 라이브 밴드가 연주하는 나이트클럽에서 마이크를 달라고 한 뒤 미친 척하고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불러 본다거나 한국에서는 전혀 입지 못하는 옷들을 태연하게 걸치고 다닌다거나 이 나이에 머리에 무스를 잔뜩 바르고 올백으로 머리를 넘겨 본다거나 하는 것들이다. 그곳 사람들은 내가 원래 그러려니 생각할 것이다.

 

차림새를 바꾸면 행동이 바뀐다는 것도 알아 두어라. 제아무리 점잖은 녀석도 군복을 입고 술을 마시면 언제라도 개망나니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내성적인 성격을 바꾸려면 옷에 변화를 시도하여라. 휴일에 양아치 같은 옷을 일부러 입고 다니는 것도 좋다. 인도 헤나 문신 같은 것으로 팔에 뱀이나 해골 같은 것을 그려 놓고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헤나는 한 달 안에 저절로 지워진다. 나는 양팔에 진짜 문신과 비슷한 색의 헤나로 전갈 6마리를 그려 놓고 다닌 적도 있다.)

 

● 내성적 성격을 바꾸기 위한 핵심

 

마지막으로, 예전 친구들은 1년이고 2년이고 잠시 만나지 말라. 친구들은 당신이 당신답지 않게 행동한다고 지적하면서 변화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변화의 발목은 언제나 친구들과 가족들이 붙잡는다는 것도 기억해라). 그러므로 새 성격을 본래의 성격으로 인정하는 새 친구들을 사귀어라. 나도 본래는 아주 내성적인 성격을 갖고 있었다. 남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을 아주 두려워하여 중학교 때에는 재봉틀이라는 별명도 얻었는데, 남들 앞에 서면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서 재래식 재봉틀의 발판을 밟는 다리 모습이 되었던 것이다. 그런 나의 성격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시절부터였는테 갑자기 가난의 나락으로 떨어진 데 대한 반항심 비슷한 것이 동인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여학생 앞에서는 수줍어하여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사업이랍시고 광고 대행업을 시작하면서 외향적인 면과 적극적인 면이 개발되기 시작했고 어느 틈엔가 완전히 외향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사람들에게 비치기 시작했다.

 

 

 

● 내성적 성격을 바꾸지 않아도 된다


내성적인 성격을 도저히 바꾸지는 못하겠으나 사업이나 장사를 하고 싶다면 외향적인 사람을 전면에 내세우면 된다(물론 비용이 추가된다). 그렇게 할 상황이 아니라면 앞에서 말한 B, C, D에 중점이 있는 일을 찾으면 된다. 대인관계에서 생기는 성격상의 문제들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과 상담도 받았다는 30대 독자는 B분야(회계 분야로 일을 바꾸고 나서야 정신의 안정을 찾았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성격 자체는 어떤 일 혹은 환경 속에 들어가 있느냐에 따라 문제가 되는 것이므로 자기 성격에 어울리지 않는 일은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원숭이는 모두 벗겨진 엉덩이를 갖고 있지만 앉아 있는 원숭이의 엉덩이는 남에게 보이지 않는다. 서 있지 못하겠으면 앉아 있으라는 말이다.


(외향적인 성격이 아닌 사람들은 직장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할 때 도중에 할 말이 생각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도 할 것이고 긴장도 하게 될 것이다. 걱정하지 말라. 나도 한 때는 그랬으니까 말이다. 오래전 나는 다국적 기업 국제회의에서 OHP 필름으로 발표할 경우는 각 필름에서 내가 반드시 말해야 할 것들을 미리 작은 포스트잇에 써서 붙여 놓았다. 발표 시에는 필름을 프로젝터 위에 올려놓으면서 그 메모를 떼어 내 손에 쥐고 맥을 이어 나갔다. 노트북에서 프로젝터로 투사시켜야 할 경우에는 그 포스트잇을 노트북에 미리 붙여 놓았다. 농담은 물론, 예상되는 질문도 미리 대비하였다. 심지이 적절한 참석자 한 명에게 이러저러한 질문을 내게 하여달라고 부탁하기까지 했다. 아주 내성적인 사람들은 흔히 원고를 미리 만들어 놓고 발표 시에 그대로 읽어 나가는데, 이는 참가자들과 눈 마주치는 시간이 거의 없기에 가장 형편없는 방식이다.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책들을 많이 읽어 보고 연습을 수없이 거듭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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