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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스트레스가 쌓이면 그 원인을 해결하려 하지 않고, 강릉 바닷가나 해외에 가서 스트레스 해소를 노린다던가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스트레스를 풀려고 한다.
 
그런다고 스트레스가 풀릴까? 잠깐은 잊을 수 있겠지만 일탈이 끝나고 나면 다시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의 원인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의 일상, 행태를 꼬집는 <세이노의 가르침 p.38 - p.46>  스트레스의 뿌리를 없애라 파트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의 원인을 박멸하는 것이다. 잊는 것이 아니다. 이 사실을 깨우쳐주는 파트라 너무 인상깊었다.


미국 잡지 ' 직업 등급 편람'에 의하면 미국의 2000년도 인기 직업 순위에서 대통령이 167위로 나타났다. 이는 '대통령이 과다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 잡지는 매년 노동부와 통상단체들의 자료와 전화 조사 등을 토대로 250개 직업의 순위를 매기고 있다. 인기 직업순위 1위는 1999년 17위였던 전문재산관리자가 차지했으머 가장 호감도가 낮은 직업은 어부인 것으로 조사됐다. 99년 1위였던 컴퓨터 웹 마스터는 2위로 떨어졌다. 교사는 119위, 경찰관은 200위로 나타났는데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 여건이 주원인이라고 한다.
 

● 의사가 말하는 스트레스 해소법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직업이 있을까? 암 치료 전문 의사들은 암 정복을 위한 필수 요소들 중의 하나로 스트레스를 줄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조언한다. 그들은 스트레스가 인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리며, 스트레스는 욕망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므로 욕망을 줄이라고 층고한다. 또한 화를 내면 우리 몸의 면역기능 을 저하시키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는 반면에, 웃음은 우리 몸의 방어능력인 면역력을 향상시킨다고 한다. 그래서 하루에 한 번은 크게 웃으라는 것이 그들의 충고이다.
 
그렇다면 스트레스 해소 방안을 제시하여 준다는 정신과 의사들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내가 보기에는 그들도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 같다. 독자들은 아마도 다음과 같은 말도 여러 번 들었을 것이다. '실패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라. 주말에는 교외로 나가 신선한 자연을 벗하라. 일에 쫓기지 말라. 오늘 못 한다고 내일 세상이 무너지는 일이란 없다. 긴장을 풀고 살아라. 경쟁심을 버려라. 그들은 그들이고 당신은 당신이다. 실력과 능력이 다가 아니다. 인생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다. 건강을 생각 하며 운동을 하라. 운동은 당신이 생각하는 그 어떤 일보다도 중요한 것이 다. 자주 친구들과 만나 웃고 떠들며 놀아라. 그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느긋하게 천천히 살아라. 그것이 스트레스를 피하는 길이다."
 
독일 풀다의 한 대학에서 건강학을 가르치고 있는 페터 악스트 교수 역시 내과의사인 딸과 함께 쓴 <게으름의 즐거움에 관해>라는 책에서 "마라톤을 하는 대신 해먹hammock에 누워 빈둥거리기나, 스쿼시를 하는 대신 낮잠을 자는 사람이 더 오래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직업상 받게 되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장수하는 비결을 '목표를 정하지 않고 게으름을 피우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심지어 너무 일찍 일어나면 온종일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며, 일찍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 세이노가 말하는 스트레스 해소법

그러나 독자들이 이런 조언에 층실히 따르며 살아간다면 장담하건대 몇년 후에 건강한 신체를 갖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하고 있는 일은 망한 지 오래이거나, 아니면 직장에서 이미 해고되어 구직 이력서를 서너통 언제나 준비하여 갖고 다니는 몸 튼튼한 실업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도 건강이 최고라고?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다고?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건강을 지키면 모든 것을 다 갖게 된다는 말은 아니지 않는가.
 
자. 문제의 핵심을 살퍼보자. 왜 스트레스가 생기는가? 어떤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 문제는 어디서 발생하는 것인가? 일이나 인간관계에서 발생한다. 스트레스는 일이나 인간관계에서 발생한 문제가 풀리지 않아서 생기는 것이다. 왜 문제가 안 풀리는 것일까? 푸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왜 모르는가? 책도 안 읽고 공부도 안 하기 때문이다. 왜 공부를 스스로 안 하는가? 게으르기 때문이며 스스로의 판단과 생각을 우물 안 개구리처럼 최고로 여기기 때문이다. 한 달에 책 한 권도 안 보고 공부는 학원이나 학교에 가야만 하는 걸로 믿는다. 그러면서도 놀 것은 다 찾아다니며 논다. 그런 주제에 자기는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가는데 주변 상황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생각하며 그러면서도 수입이 적다고 투덜투덜댄다.
 
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해결하려고 덤벼드는 것이 올바른 태도이다. 문제는 그대로 남겨 둔 채 그 문제로 인하여 생긴 스트레스만을 풀어 버리려고 한다면 원인은 여전히 남아 있는 셈 아닌가. 휴식을 충분히 갖고 쉬라고? 웃으라고? 한 달을 바닷가 해변에서 팅굴어 보아라. 백날을 하하 호호 웃어 보아라. 문제가 해결되는가? 웃기는 소리들 그만해라.

기억하라. 제초제를 뿌리는 이유는 뿌리를 죽이기 위함이다. 뿌리를 살려 두는 한 잡초는 다시 살아난다. 스트레스를 없애는 가장 정확한 방법 역시 스트레스를 주는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 원인을 뿌리째 뽑아 버리는 것이다. 장담하건대 그 모든 원인은 일이나 인간관계에서 발생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여야 하는지 모르는 당신의 무지 그 자체이다. 즉, 외부적 상황 때문에 스트레스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그 외부 상황을 어떻게 해야 헤쳐 나가는지를 모르고 있는 당신의 두뇌 속 무지 때문에 생긴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무지함의 뿌리는 바로 게으름이다. 스트레스를 해소한답시고 빈 맥주병을 쌍아 가지 말고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라. 절대 회피하지 말라. 책을 읽고 방법론을 찾아내라. 그게 바로 스트레스를 없애는 제초제이다. 친구들과 상의하는 짓도 그만두어라. 당신이나 친구들이나 스트레스를 받기는 마찬가지이며 그저 당신 마음 깊은 곳에 있는 답답함에 대한 약간의 위로를 받을 수는 있겠지만 어차피 도토리 키 재기 아닌가.
 
여기서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세이노는 자기 일을 하고 자기 시간을 자기 뜻대로 사용하면서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으니까 스트레스도 해결할 수 있겠지만 자기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렇게 할 수 없지않느냐."
 
나는 이렇게 답하고 싶다. "아마도 당신은 남이 시킨 일을 하는 이상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천만의 말씀이다. 왕년에 누군 남이 시킨 일을 안 해 보았는 줄 아는가. 내가 당신하고 다른 점은, 나는 누가 시킨 일이건 아니건 간에 일을 해결할 능력 배양에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능력 배양은 언제나 일과 후에 있었으며 노는 날이라곤 거의 없이 삼십 대를 보냈었다. 아마도 당신은 노는 날들을 악착같이 다 찾아 먹어 왔을 것이다.
 

● 2022년 책에만 추가된 내용

독자들이 보내온 메일 중에는 직장 내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들도 있다. 그 인간관계는 윗사람, 동료, 아랫사람, 이렇게 세 가지 경우로 나눌 수 있는데 스트레스를 느끼는 원인은 동일하였고 내 조언도 동일하였다. 왜 속으로 삭이려고 기를 쓰면서 열받는가. 상급자, 하급자 관계없이 당신이 느끼는 것을 뜸 들이지 말고 술 먹지 말고 커피 한잔 같이 하면서 내게 보냈던 메일 내용 그대로 솔직히 이야기하여라. 이때 반드시 상대방이 하는 말도 인내심을 갖고 경청하여라. 'Fuck You Money'를 봐라(674쪽 참조).
 
결국 스트레스는 문제를 해결하면 없어지는데 아무리 방법을 모색하여 보아도 해결책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을 것이다. 나는 독자들이 생각하는 수준보다 훨씬 더 많은 문제들에 부딪히며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으므로 나에게는 그런 경우가 상당히 많이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침대에 누우면 5~10분 안에, 그것도 에스프레소 커피를 하루에 15잔 정도 마시지만, 잠이 든다. 풀지 못한 문제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 비결이 무엇일까? 20여 년전 글을 썼을 때도 이것을 애기할까 말까 망설였는데, 과연 사람들이 내 말을 이해 할까 싶어서였다.
 

● 이해하기 힘든 내용 시작

나는 종종 사람들에게 Life is a process of solving problems 인생은 문제들율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다라고 말하곤 했다. 영어로 그 말을 구글에서 검색하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여 나가는지를 '이론적으로' 장황하게 늘어놓은 자료들이 쏟아져 나올 텐데 예를 들어 말한다면, '문제의 핵심을 분석, 파악하고 다른 해결책들은 없는지 모색하면서 가장 좋은 것을 선택한 후 보완하며 해결한다'는 식이다.
 
내가 볼 때 그런 말들은 뜬구름 잡는 이론에 불과하지만 딱 하나 마음에 드는 말이 있었다. Re-wire your brain인데, 직역하면 '너의 두뇌를 재구성하여라'가 될 것이고, re-wire가 전선을 새로 연결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의역을 한다면 '생각의 틀을 다시 구성하여라'라는 말이 될 듯싶다. 그러나 생각의 틀을 다시 구성한다는 것이 말하기는 쉽지만 우리 머릿속 전선들을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즉시 재배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한글판 위키백과(나무위키가 아니다)에 '문제 해결'이라는 항목이 있다. 그것을찾 아서 읽다 보면 '꿈: 비각성상태에서의 문제해결'이라는 항목이 있는데 지금이 책은 덮어 두고 그것부터 먼저 읽어라. 거기서 연속 배열 OTTFF로 시작되는 무한대의 문자배열이 어떻게 되는지를 매일 밤잠들기 전 15분 동안 생각한 후 꿈에서 본 것을 적어 오라고 한 월리엄 디멘트william C. Dement 교수의 실험이 언급된다. 그 실험은 내가 70년대에 메릴랜드대학을 다닐 때 심리학 교수가 우리 학생들에게도 하였던 실험이었다. 그 실험은 꿈이 문제 해결 방안을 에둘러-이플테면 이미지로- 제시하지만 꿈을 꾼 사람이 그 방안을 알아채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을 보여 준다. "아인슈타인은 많은 문제 해결이 무의식중에 해결되며 마인드브레인mindbrain이 이미 해결한 것을 의식적으로 인지하고 구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한글 위키백과 인용)."
 
여기서 마인드브레인이라는 단어에 주목하여라. 그 단어는 2018년 마크 블레흐너Mark J. Blechner 박사가 저서 <The Mindbrain and Dreams: An Ex-ploration of Dreaming, Thinking, and Artistic Creation>에서 처음 사용한 것이다.

정작 블레흐너 본인은 그 책에서 그것이 새로운 단어가 아니며 미셀 푸코가 에피스테메episteme라고 부른 것과 동일한 용어라고 말한다. 그는 새로운 에피스테메는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진술을 허용하거나 제한한다"는 점에서 마인드 브레인과 같다고 했는데, 이 말을 독자가 정확히 이해하려면 에피스테메에 대해 공부를 좀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아인슈타인이 그 단어를 직접 사용하였을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지만 많은 문제가 무의식 중에 해결된다"고 하고, "말이 아닌 이미지로 대부분 문제를 해결해 냈다" "쓰거나 말하는 단어나 언어는 내 생각의 메커니즘에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는 것 같다. 생각의 요소들을 받쳐 주는 듯 보이는 어떤 영적 존재들은 어떤 신호이거나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나 분명한 이미지들인데 그것들은 스스로 반복되어 나타나기도 하고 결합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여기서 인용문은 한글판이 좀 어색하여 내가 번역했다)고 한다.
 
마인드브레인이라는 단어는 그때까지 마음(정신, 혹은 영혼 등등)과 뇌로 이분화되어 있던 것을 하나의 통합체로 표시한 용어이다. 마인드브레인에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인식하는 부분(생각)과 인식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며, 마인드브레인은 인식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미인식 영역에서 꿈을 통해 이미지 혹은 전혀 엉뚱한 방식의 힌트로 보여 주지만 그것을 우리는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블레흐너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나도 꿈속에서 어떤 힌트를 받아 문제를 해결하였던 경험이 많았을까? 없었던 것 같다. 나는 어떤 음악 소리를 듣는 중에 힌트를 받은 적이 대부분이었다.
 
잠시 곁길로 벗어난 것 같지만 이 글의 목표는 미인식 상태(수면)에서 미인식 영역이 보내는 힌트(꿈)를 어떻게 인식 상태에서 재빨리 알아챌 수 있을까가 아니다.
 
나도 그것은 모른다. 꿈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효과를 볼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지만, 내가 문제 해결을 위해 꽤 오랫동안 사용하여 온 것은 꿈에 의존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식 상태에서 미인식 영역을 건드리는 방식이다.

첫째, 샤워장 앞에서 옷을 벗을 때부터 나는 두 눈을 감고 움직이며 샤워를 마칠 때까지 계속 눈을 감고 진행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평상시에 사용되지 않았던 신경과 감각이 주뼛주뼛 일어나 나의 마인드브레인의 전선들이 재배치되도록 한다.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의 해결방법이 떠오른 적은 거의 없었으나 아래 방법에서의 전선 재배치를 도움받아 왔다고 나는 믿는다.

둘째, 인식 상태에서 들어 본 적 없는 음악 소리를 듣는 것이다(이걸 설명하기 위한 배경으로 TM과 밀교의 만트라를 얘기한 것이다). 비록 파리넬리의 노래나 파가니니의 연주를 들으면서 의식을 잃고 졸도한 사람들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클래식으로는 안 된다. 최초로 시도했던 것은 아이언 버터플라이ron Butterfly의 In-A-Gadda-Da-Vida(라이브가 아닌 1968년 스튜디오 녹음)였고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Echoes(1971년)가 그 뒤를 이었다가 탠저린 드림Tangerine Dream의 Phaedra(1974년), Rubycon과 Ricochet(1975년),Stratosfear(1976년), Force Majeure(1979년), Tangram(1980년), Logos(1982년) 등을 들었는데 각각 그 음반들이 발표되고 나서 몇 년 후에야 비로소 입수할 수 있었다.
 
유행가도 아니고 상당히 긴 그런 음악 소리(들어 보면 내가 왜 음악이라고 하지 않고 소리라고 하는지 알게 될 것이고 In-A-Gadda-Da-Vida는 중간 부분만 그렇다)를 듣다가 번쩍 힌트가 스쳐 가는 경험을 나는 아주 많이 했었기에, 적어도 나에게는 그 음악 소리들이 앞에서 설명한 만트라가 되어 전선 재배치를 도와주었다고 믿는다. 시도하여 보아라. 눈을 감고 편안한 자세로 크게 들어야 하며 운전 중에는 절대 듣지말아라(예전에 지인이 운전 중에 듣다가 사고를 낼 뻔했다고 들었다. 탠저린 드림의 80년대 초반 이후 음반들은 대체로 별로였다). 아, 물론 나에게는 이 방법이 효과가 있었지만 당신에게는 아무런 효과도 없을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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