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이런 제목의 글을 본 적이 있거든? 오랜만에 보려니까 못찾겠네...왜 손해배상은 항상 돈으로 할까? 사람들이 원하는 건 진심 사과일텐데 말이야
그 글에서는 이렇게 답했다. 진심이라는 것이 매우 모호해서 어떤 사람은 사과에 진심을 느끼지만, 어떤 사람은 같은 사과라도 진심을 느끼지 못한다고. 결국 돈으로 그 진심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단다.
게다가 피해자의 경우도 큰 돈을 받으면 어느 정도 힐링이 된다는 글이었음.
과거의 나는 막 생각이란 걸 많이 할 때가 아니었거든? 직접 손해배상으로 그 당시 기준 큰 돈을 받고, 그걸로 힐링하는 사람을 본 결과 맞는 말이구나 싶었다.
사과라는게 진짜 애매해... 사람 사이에 정이란 것이 남아있을 때는 말로 하는 사과도 어느 정도 수용하거든. 근데 정이 뚝 떨어지면 더이상 말이 안먹히는 것 같아. 근데 그렇다고 영원히 끝이 되냐? 그건 또 아니라고 봄.
정이 떨어지면 감성이 작용 안할뿐 이성은 작용하거든. 영화의 사례를 보자.
부당거래를 보면 최철기 반장과 주 검사가 서로의 비리를 캐내며 스토리가 진행된다. 최반장이 먼저 비리로 주 검사를 협박하지만, 주 검사가 더 강한 걸 들고와 최철기 반장이 결국 항복을 선언해야되는 상태가 됐음.
주 검사 : 아니 오늘은 또 검사님이라고 부르네? 아니 그냥 편하게 주양이라 불러 그냥 주양이라고 불러 이 **놈아!!!
최철기 반장 : (옷을 벗으며)검사님 잘못했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주십시오.
주 검사 : 머리좋아서 검사된 사람이 한 번 있었던 일을 어떻게 쉽게 잊나?
최철기 반장 : ①골프장 다큐입니다. ②나머지 서류는 다 털어냈구요. 복사본도 없습니다. ③그리고 장석구 정리는 바로 들어가겠습니다.
이 때 주 검사가 원하는 3가지를 해결해서 줌
주검사 : 아니 일을 좀 쉽게 하지...옷 입어요~ 술이나 한잔하면서 얘기나 좀 합시다.
최철기 반장과 주검사는 애초에 친했던 적이 없다. 정이 없어. 여기서 빡친 주 검사의 화를 풀어준 것은 술자리를 마련해준 것이 아닌, 옷벗고 수치스럽게 사과한 것이 아닌, 주 검사 비리 영상 삭제와 비리 서류, 장석구라는 경쟁사 CEO 정리다.(주 검사는 장석구 CEO와 경쟁하는 업체 CEO 스폰을 받고 있었음)
즉 정이 아예 없는 사이를 되돌리려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 진정한 사과라는거지. 소송에서는 상대방이 진짜 원하는게 뭔지 모르니, 대부분의 것을 얻을 수 있는 돈으로 사과를 하는 것이지 않을까 싶음.
나도 관계가 틀어졌을 때 말로만 사과한 적이 진짜 많다. 정이 남아있을 때는 그걸로 관계가 회복돼. 왜? 추억, 좋은 기억 등등 감성 작용할 부분이 많거든. 정때문에 멀어지기 싫은거지.
근데 서로 안맞거나 정뚝떨까지 도달하면 말로 회복이 안되더라. 감성이 작용하지 않아. 오직 이성만 작용해. 이 때는 얘랑 같이 노는게 과연 내 인생에서 도움이 되나? 나한테 뭘 해줄 수 있지? 지금까지는 피해만 끼칠 뿐이었는데?라는 생각만 있음.
뭘 해줄 수 있는지를 따진다? 뭘 해줄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지. 관계회복을 원한다면 상대방이 원하는게 뭔지 곰곰히 생각하고 뇌물(?)을 바치는게 정답이라고 본다.
너무 물질적인가? 근데 말로만 하는 사과야말로 너무 무책임했던거구나 싶은 생각이 드는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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