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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섀퍼가 말하는 책임감

category 자아성찰 or 잡생각 2022. 6. 3. 01:29

오늘 읽은 내용 정리. 이제 독후감은 좀 표시해둬야겠다. 나중에 카테고리 나눌 수도 있으니깐?

 

책임(responsibility)은 대답(response)과 노련한 능력(ability)란 의미가 들어있다. 이렇게 보면 책임이란 영어로 '노련하게 대답하는 능력'이 된다. 결코 주먹엔 주먹으로, 도발엔 전쟁으로 대응하는 것만이 분명 능사는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책임을 미룬다. 사람들이 그건 내 책임이 아니라고 할 때, 흔히 들먹이는 말은 대략 다음 세 가지이다.

 

'태어나길 원래 그렇게 태어난걸...'

'나도 좋은 부모 만났으면...'

'너도 내 상황이 되면...'

 

한 청년이 두 사람을 칼로 찔러 죽인 사건이 있었다. 기자들이 그 청년에게 살아온 과정과 범행 동기를 물었다.

 

 

그 청년은 자신이 도저히 구제불능인 문제가정에서 자랐다고 했다.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이라곤, 항상 술에 취해 어머니를 두드려 패는 아버지의 모습밖에 없었다. 식구들은 아버지가 훔쳐온 물건들로 연명했고, 그런 환경에서 자란 청년이 여섯 살 때 도둑질을 시작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미 살인미수로 복역한 전과가 있는 그는 이제 두 사람을 진짜로 죽인 살인자가 되었다. 청년은 자신의 이야기를 이런 말로 맺었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내가 달리 무엇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런데 그에게는 쌍둥이 형제가 있었다. 이 사실을 안 기자들이 그를 찾아갔는데, 놀랍게도 그는 완전히 다른 위치에 있었다. 유능한 변호사가 된 그는 주변의 신망도 높고, 지역사회와 교회에서도 큰일을 하는 사람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결혼 후, 두 아이를 낳고, 누가 보아도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기자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성공을 일구어낼 수 있었는가 하는 질문에 그는 살인한 청년과 조금도 틀리지 않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말로 이야기를 맺었다.

 

'그런 것들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그렇게 오래 몸소 체험한 내가 달리 무엇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내용 구성이 매우 좋았던 챕터였다. 같은 환경, 같은 유전자로 태어나 기자들에게 같은 이야기를 하고 같은 문장으로 마쳤다. 하지만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쌍둥이.

 

한 명은 아버지의 모습 그대로 배워 따라했고, 한 명은 아버지의 모습이 끔찍한 결과를 낳는다는 걸 봤기에 다르게 살았다. 사람에 따라 같은 환경을 겪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대답한다. 이것이 책임이구나. 그리고 다른 방식으로 대답한 결과 다른 인생을 낳았다.

 

 

살면서 내 의지와 상관없이 계속 안좋은 일이 발생하겠지만,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는 오로지 내 책임이구나 싶어

 

예를 들어 구옥에 들어가 집 안좋다고 불평한다던가 당장 이사도 못가면서 계속 좋은 집만 쳐다보며 허송세월할지, 이 집을 기회로 삼아 각종 셀프인테리어, 대출, 부동산 경험들을 사람들과 나눌지는 내 선택이다.

 

사람들과 멀어져서 외롭다고 징징거릴지, 내 시간이 생겨 책과 좋은 글들을 읽고 혼자이기에 할 수 있는 시도들을 하며 발전해 나갈지는 내 선택이다.

 

 

항상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며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면 내가 더 나아질 수 있는 길은 단연코 없다. 선택을 남에게 넘기지도 말고 날 파괴하는 선택을 하지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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