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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이 정해진 인생

category 자아성찰 or 잡생각 2022. 9. 11. 02:13

살다보면 몇 년간 열심히 살아야할 때가 있다. 대표적으로 고등학교 때나 대학교 때, 학창시절들이 그렇다. 이 때 열심히 살다보면 다음 5~6 년 혹은 더 긴 기간 동안 바닥이 정해진 인생을 살 수 있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때 공부를 열심히 해서 꽤 괜찮은 대학교를 들어가면, 아무리 놀고 먹고 본능대로 살아도 중간은 간다. 실제로 대학교 때 가장 많이 듣던 말 중 하나가 '못해도 중간은 간다'라는 말이다.

 

중간이라는 바닥은 몇 년동안 너무 견고해서 웬만한 실패에도 무너지지 않는다. 나는 이 때를 정말 잘 이용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바닥이 견고할 때 많이 뛰어보고, 굴러보고, 땅을 치며 후회도 해봐야한다.

 

대학교 동아리에서 마주친 몇 명들은 이 점을 잘 이용했다. 대개 동아리는 여러가지 방면으로 많은 경험을 하고자하는 사람들이 모인다. 내가 보기에 정말 어려워 보이는 동아리도 많이 가입한다. 대표적으로 외국인 교류 동아리나 창업, 마케팅 동아리 등등...이 사람들을 보면 실패를 찾아서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실패를 많이 한다. 왜냐면 대학생들이, 특히 비전공자들이 소화하기에 어려운 분야들이거든. 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하는데 저렇게 실패를 많이해도 상관 없었다. 왜냐면 바닥이 정해져있는 인생이기 때문이다. 못해도 중간은 가거든. 게다가 어릴 때 하는 실패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잃는 것도 별로 없어. 고작해야 감정 소모뿐...?

실패를 많이 하면 자연스럽게 깊은 생각에 빠진다. 왜 실패 했을까...어떻게하면 잘할 수 있었을까...나는 뭐가 부족할까...깊은 사유는 자아성찰로 이어지고, 내가 잘하는 분야, 내가 좋아하는 분야, 못하는 분야, 이기지 못하는 본능 등을 정의할 수 있게된다.

 

생각을 많이 한 사람들이라 대화를 하다보면 느껴진다. '적어도 자신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구나. 인생의 방향성도 어느 정도 정해놨구나' 이런 사람들과 같이 지내다보면 나도 거울뉴런이 작동해서 적극적으로 모방하게되더라. 100% 는 무리지만 50~60%만 따라해도 의미있는 모방이다.

 

이 사람들은 어떻게 실패할 수도 있는 길을 적극적으로 찾아서 했을까? 타고난 본성도 있겠지만 바닥이 정해져있는 것도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이 바닥을 이용해 점프를 꾸준히 연습했고, 지금 바닥이 무너지기 전에 다음 바닥을 향해 점프했다.

 

물론 바닥이 정해져있기에 이 기회를 술자리나 본능에 충실한 방향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왜냐면 아무리 본능대로 살아도 견고한 바닥이 있거든. 중간은 간다.

 

하지만 이 바닥은 오래동안 견고하지 않다. 나이먹을수록 금방 부숴진다. 정신이든 육체든 노화의 힘이란 그만큼 강력해. 이걸 인지하기는 쉽지 않다. 몇 년간 견고한 바닥을 걷다보면 평생갈 것 같거든.

 

이걸 인지하고 견고한 바닥이 무너지기전에 다음 바닥을 향해 점프할 준비를 해야한다. 바닥이 아직 견고할 때 많은 실패를 하며 더 높이 올라갈 준비를 해야한다. 그것이 바닥이 정해진 인생을 잘 활용하는 법이다. 지금 바닥이 영원할 것이라 믿고 살면, 싱크홀이 발생했을 때 대응도 못하고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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