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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건설적인 피드백은 정말 중요하다. 내가 놓친 잘못들을 빠르게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든. 하지만 모든 피드백이 건설적인 것은 아니다. 어떤 피드백은 그저 대중의 의견을 고대로 복사 붙여넣기할 뿐이라 내 선택에 오히려 방해가 되기도 한다.

 

도움이 되기도 하고 방해되기도 하다니...도대체 누구를 믿어야할까?

1. 나 자신

피드백이 도움안되는 경우는 주로 조언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에 대해 잘 모를 때 발생한다. 하지만 나만큼은 나에 대해 잘 안다. 나는 내 인생을 다 겪어봤고, 어떤 상황에서 내가 어떤 행동을 하는지 안다. 내가 어떤 감정을 겪는지 안다. 그렇기 때문에 나 자신이 하는 피드백은 그 누구의 것보다 정답일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실시간으로도 가능하다. 다른 사람이 놓칠만한 말 실수들 조차 나는 캐치가 가능하다. '어 이 말 하면 안됐는데...' 혹은 '화내면 안됐는데...'하면서 바로 캐치가 가능하다. 그리고 나중에 반성을 통해 바로바로 고쳐나갈 수 있다.

 

 

여러 선택지에 대해 고민할 때도 마찬가지다. 사실 나 자신은 나를 알기 때문에 내가 어떤 정답을 내릴지도 안다. 다만 그걸 고르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져야할 책임이 무서워서다. 선택했을 때 겪어야할 고통을 피하고 싶어서다.

사람들은 항상 묻는다. 어떻게 부자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어떻게 공부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좋은 다이어트 방법이 뭐냐고...정말 모를까? 20대 중반만 되어도 정답을 다 안다고 생각한다. 여러 매체를 통해 수많은 정보를 흡수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모르겠다고 하는 이유는 그 길이 쉽지 않아서, 책임지기 싫어서이지 몰라서가 아니다.

 

나 자신은 그 누구보다 나를 알기 때문에, 여러 질문에 대한 정답도 사실 알기 때문에 누구보다 건설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다.

2. 오래 붙어먹으며 같이 성장하는 사람

주로 연인이나 엄청 오래된 친구들이 그렇다. 이들은 내가 말하는 것을 곧이 곧대로 믿지 않는다. 왜냐면 말뿐만 아니라 내 행동을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덜친한 사람들은 내가 말하는 걸 곧이 곧대로 믿으며 그에 맞춰 피드백을 준다. 내가 나자신을 속이고 자기합리화하는 경우의 수 따윈 고려하지 않는다.

반면 오래 붙어먹으며 같이 성장하는 사람은 본인이 바라본 내 모습을 기반으로 피드백을 해준다. 이들 또한 나와 같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본인이 겪은 실수들과 극복 방법들을 공유하며 건설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다. 왜 같이 성장해야한다 말하냐고? 내가 성장하지 않을 경우 성장하고 있는 사람만큼 꼴보기 싫은 사람이 없다. 피드백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꼬아서 듣는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내가 성장하고 있는데, 오래 알고지낸 사람이 하향곡선을 타고 있을 경우 건설적인 피드백을 받기 힘들다. 사람에겐 어쩔 수 없는 감정이 있기 때문에...

 

둘 다 성장하고 있지 않을 경우 피드백은 위로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3. 전문가

전문가로 유명한 사람들은 만나기 힘들지만 가끔씩 헛바람이 불어서 시간을 내줄 때가 있다. 혹은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컨텐츠인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다가가면, 내가 묘사한 나 자신에 맞춰 성심성의껏 피드백을 해준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나는 사실 정답을 알고 있다. 이들도 내가 정답을 알고 있는 걸 알고 있다. 그 점까지 꼬집어서 어떻게든 여러 사례를 알려주며 내가 왜 정답을 선택해야하는지 설득한다. 완전 내 맞춤형 피드백까지는 아니지만(잘 모르는 사이니 그럴 수가 없을 뿐더러), 여러 사람을 봐온 전문가이기 때문에 인생에 도움이 되는 피드백을 해준다. 따라만 한다면 절대 손해볼 수 없는 피드백들 말이다.

4. 오래산 사람들

선배들이라고 불러야하나...? 어른들이라 불러야하나?? 내가 가는 길의 선배들은 전문가까진 아니더라도 나와 비슷한 실수를 했던 적이 많더라. 그 경험을 공유받으면 내가 놓친 디테일들을 발견할 수 있다.(사실 알고 있지만 자기합리화하느라 놓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나는 타 부서의 합의 요청을 거절못하고 무지성으로 해주던 적이 있었는데, 어떤 선배가 어느 날 아침 합의 막 해주면 사고난다고 본인 사고 경험을 말해주셨다. 그리고 그날 오후 내가 합의해준 일이 사고터졌다. 그 이후로 나는 오래산 사람들의 피드백을 주의 깊게 듣는다. 내 자기합리화를 박살내는데 도움이 된다. 도움이 안될 것 같으면 넘기면 된다. 참고로 무지성합의를 해주면 안되는 건 알고 있었다. 다만 착한 모습을 포기하기 싫어서 합리화하고 있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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