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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쌓이는 것이 좋다

category 자아성찰 or 잡생각 2023. 6. 9. 20:10

출근 전 잡생각...

 

① 딱 순간적으로 좋고, 기억으로 남고, 증발되는 것

② 확 좋지는 않지만, 기억으로 남으며, 포트폴리오마냥 계속 쌓여가는 것

 

둘 중 나는 후자가 좋다.

 

예전에는 적은 노력으로 갑자기 기분이 확 좋아지는 것. 그런 것을 선호했다. 왜냐면 적은 노력으로 기분이 좋아지니깐. 그래서 밤 중에 술마시러 나가고...여기저기 싸돌아다니며 어떻게든 내 기분을 좋게 하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싹 다 증발됐다. 다 어디갔지??? 기분 좋았었다는 기억만 있네

 

반면 요즘은 포트폴리오마냥 계속 쌓여가는 것이 좋다. 기분이 확 좋아질 필요 없어. 노력이 많이 필요해도 돼. 아니 많이 필요할수록 좋아. 노력해서 뭔가를 이루고, 그걸 발판으로 또 더 높은 무언가를 이루고...반복하다보면 뒤돌아봤을 때 엄청 쌓여있더라. 이게 남은 인생 졸졸 나를 쫓아다녀.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내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①처럼 기분이 확 좋아지진 않는다. 그러나 약간의 미소...혹은 약간의 만족감이 오랫동안 유지된다.

 

①만 추구했을 때는 감정이 참 오락가락 많이 했다. 완충제가 전혀 없거든. 다 증발해버려서 날 지지해줄 뭔가가 없었다. 그래서 꼭 찾아오는 위기의 순간에는 항상 무너졌다.

 

②를 추구할 때는 안 좋은 일로 기분이 확 나빠졌을 때도 뒤돌아봤을 때 쌓인 내 이력들이 완충 역할을 한다. [아 그래도 나 이런 것들 할 줄 알지? 휴...다행이다.] 기분이 더 나빠지지 않게 도와준다. 감정 회복도 더 빠르게 도와준다.

 

물론 ②와 같은 것들은 많은 시간과 노력같은 자원을 요한다.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도 많다. [왜 안 되지? 어떻게 하면 결과를 내지?] 그치만 기쁨도 스트레스도 전부 일시적이다. 일기를 적다보면 느낀다. 죽도록 기뻤던 순간도 죽을만큼 아팠던 순간도 시간이 지나면 감정이 아닌 기억만 남는다는 것을. 그걸 알고난 뒤에는 스트레스 많은 것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이걸 견디고 결과를 내보자. 스트레스는 사라지고 결과만 남을테니.

 

그리고 실제로 그렇다. 성공이든 실패든 결과만 남는다. 이런 결과는 다음 도약을 위한 발판이다. 다음 단계로 점프한다. 내가 더 나아지고 있다는 기분이 드니 계속 만족스럽다. 그래서 나는 쌓이는 것이 좋다. 쌓이는 것을 추구한다.

 

p.s. 흑백논리처럼 ①과 ② 둘 중 하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님...어떤 것의 비율이 더 높냐의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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