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멘탈이 나가서 여러 사람들과 억지로 대화하면서 느낀 얘기. 아니 사실 대학원때 어렴풋 어떤 형이랑 일맥상통했던 이야기다.
우리는 살면서 계속 멘탈이 나갈 것이다. 몇 년 전, 발표에 자신 있던 내가 발표를 못했을 때 멘탈이 아주 잠깐 나갔었지. 동기 형도 발표를 못했다. 여기서 대부분은 나랑 동기형을 엄청 위로해줬음. 피드백은 없고 그냥 교수님이 기분 안좋았다. 다음번엔 더 잘할거다 정도...? 근데 나는 동기형한테 '발표 그렇게 하면 안되지. 이 부분을 핵심을 말해야함 간결하게' 라고 말할까 생각했다. 위로는 솔직히...의미 없다고 봤거든. 다음 번에 어떻게 잘하느냐가 중요하지.
나중에 동기형이랑 술마시면서 얘기나온건데, 자기는 위로해주는 사람보다 어떻게 해야 더 잘할 수 있는지 말해주는 사람이 더 좋단다.
그냥 엄청 공감했다. 최근 멘탈 나간 뒤 사람들과 얘기하면서 느낀 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 멘탈을 엄청 걱정해준다. 내가 '여기서 포기하면 아쉬우니 ~~를 더 해볼거야' 라고 하면 '또 멘탈 나가면 어떡해 그냥 하지마...'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멘탈 나가면 어때. 이미 살면서 멘탈 100번은 더 나가봤는데? 매번 절대 회복 못할 것 같은 느낌이지만 결국 멘탈 회복하잖아! 지금 뭘 시도 안하면 멘탈이야 지킬 수 있지...하지만 무능해진다.
계속 뭔갈 해보면서 실패하고, 생각하고, 또 실패하고, 또 생각하고 반복하면서 내 경험이, 능력이 발전하는건데 멘탈 나갈까봐 무섭다고 피하기만 한다면, 가만히 있는다며? 이런 태도가 내 인생이 되겠지. 날 기다리고 있는 미래는 답도 없는 미래. 겁쟁이 미래. 왜이렇게 살았을까 하며 후회만 남을 것이다.
다들 당장의 멘탈은 걱정되고, 무능해지는 미래는 걱정이 안되나보다.
근데 가끔 나를 자꾸 절벽에서 미는 사람들이 있다. 멘탈 나갔는데도 '잃을게 뭔데 그냥 해봐!' 하는 사람들. '너가 이 부분 못했네~~'라고 피드백 주는 사람들. '이거 못하면 인생 망함' 하면서 호들갑떨며 뭘 하게 만드는 사람들. 내 멘탈따위 걱정 안하고, 내가 무능해지는 것을 걱정해주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의 말을 듣다보면 뭔가 근자감이 생겨. 무기력함도 빨리 이겨지고 행동하게 된다. 행동하다보면 정말 강해진다. 멘탈이야 결국 내 스스로 회복되잖아. 도망치면 아무 것도 안남는다. 행동하면 남는다. 남는 것은 실패나 성공한 경험들. 이런 경험들이 쌓이고 쌓이면서 다음 번에는 더 나은 판단을 하는, 성장한 내 자신을 보게 된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나는 내 멘탈 걱정해주는 사람보다 내가 무능해지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이 좋다. 후자의 사람들은 내가 미래에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기 때문...그리고 그런 마음은 애정이 없으면 절대 안들기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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