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점점 더 말수가 줄어들고 있다. 확실히 3~4년전보다 줄어들었음. 3~4년 전에는 모든 사람들과 진짜 말을 엄청 많이 했는데, 요즘은 특정 사람들하고만 말수가 유지됨.
왜그럴까 고민했다. 결론은 벽보고 말하는게 더 낫다고 판단해서. 말해봤자 입이 아파서임. 내가 바꿀 수 있는 사람 있고 바꿀 수 없는 사람 있다. 이건 상대방 삶에서 내가 얼마나 차지하냐에 따라 다르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말해도 말해도 계속 똑같은 사람이 있다. 몇개월 전 대화랑 지금 대화랑 계속 똑같아. 새로움이 없어. 심지어 자아가 강하기까지 하면 말해봤자 입만 아픈 상황이 된다. 말하면서도 스트레스 받으니 점점 말을 줄임. 벽보고 말하는게 더 나아. 벽은 적어도 계속 듣는 척이라도 하잖아
내가 대학교다닐 때 과외를 잘 안하고 단기알바만 주구장창했던 이유도 같다. 과외가 돈을 많이 벌어서 좋다고 하는데, 나에겐 의미가 부족하다. 뭔가 가르치면 학생이 배우고 성장하는 느낌이 있어야 말할 맛이 나잖아. 하지만 내가 가르치는 데 도사가 아니라 이런 실적(?)이 안보였다. 그냥 과외 현타가 왔음. 학생한테도 나한테도 시간낭비라는 생각 뿐이라 과외를 잘 안했다.
요즘도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이 사람한테 열심히 떠들어봤자 의미없는 이야기다. 그냥 침묵을 벗어나기 위한 대화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잠깐의 지루함을 달래줄 이야기.
나는 내가 하는 이야기들이 매우매우 인생에서 중요하고 가치있다 생각하거든. 하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르게 느낄 수도 있는거지. 상대방이 생각하는 내 이야기의 가치와 내가 생각하는 내 이야기의 가치에 괴리가 있을 경우 나는 점점 말수를 줄이는 듯.
여기서 오해할 수 있는게 나와 반대되는 생각을 하면 말수를 줄인다가 아님. 내 확고한 신념에 나름대로 반박을 해주면 그것 또한 재밌는 대화다. 와 이런 관점도 있네 싶거든. 그런건 재밌어. 듣는 둥 마는 둥하다가 내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이게 맥빠져. 한마디로 내 말에 관심이 없는거네??
문제는 많은 관계에서 내 대화 지분이 꽤 많았다는 것이다. 대화 지분이 높은 상태에서 대화를 줄이면 전체적인 대화의 양이 확 줄어듦. 자연스럽게 그 관계는 재미가 없어지고 멀어진다.
이런 메커니즘으로 사람이 가까워지고 멀어지고 하나봐. 경청해주는 사람과는 말이 통하니 말수가 더 늘어나고 자리는 재밌어지고 만남은 자주되잖아. 반대로 경청이 안되면 말수가 점점 더 줄어들고 자리는 재미없어지고 잘 안만나게 되고...이 메커니즘을 이제 알게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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