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
술을 마시다가 적당히 취하면, 고민 가득한 친구들이 꺼내는 주제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까요?
20살로 돌아가면 어떤 걸 하실거에요?
20살이 꼭 해야하는 건 어떤 게 있을까요?
오늘은 왜 이 주제로 글을 쓰냐고? 요즘 따라 해주고 싶은 조언이 생겼거든 ㅎㅎ친한 사람들에 한정해서!
조언을 해주기 전에 20살들, 20대초의 내 모습을 설명해본다. 어떤 모습인지 무슨 생각인지 알아야 왜 지금 나로부터 이런 조언이 나오는 지도 이해가 될 것 같거든.
20살은 이제 막 대학에 들어와서 걱정없이, 신나고 즐겁게 살 것 같다. 하지만 입학후 2,3주만 지나도 고민은 시작된다. 단지 이 고민이 오래가지 않을 뿐...왜냐면 이 문제를 처음 겪고, 머리 아프고 답도 안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중에 고민해도 될 것 같다. '에라이 모르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4,5,6월이 되면 될수록 , 방학이 될수록 자신의 입장을 정해야한다. '아몰라'는 다가오는 군입대 시기마냥 더 이상 안통한다.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답을 내려야한다. 1~2개월간 짝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고백을하거나 접어야하고, 방학때 과외나 여행을 권유받으면 어떤 것을 할지 정해야한다. 고백을 하자니 차일까봐 무섭고, 접자니 접히지 않아...여행을 하면 텅장되는데, 과외를 하자니 20살을 헛되이 보내는 것 같아...
답을 내려야할 때가 올 때 우울감, 불안감이 느껴진다. 새벽 감성이 터지고 또래들과 고민을 공유한다.
그리고 인터넷, 인스타를 뒤지기 시작! 인터넷 포탈에서 메인이라고 올려놓은 조언들이 눈에 띈다.
'죽기 전 사람들이 후회하는 것'
'20대때 꼭 해야할 것'
'이런 사람들이 인생을 잘 산다'
뭔가 많았는데 적을라니 기억이 안나
마치 소개팅 직전의 사람에게 AI가 추천하는 '소개팅 팁!' 포스팅 마냥 눈에 잘 띈다. 그럼 하나하나 읽는다. 그리고 필터링 없이 고대로~ 적거나 머릿속에 박아둔다.
'도전하는 삶을 살아라, 20대에 도전하지 않아 너무 후회한다' 라는 문구를 보면, '이제 무조건 도전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갖는다.
'누구를 미워하느라 시간을 보낸게 아쉽다. 누구를 사랑하기도 부족한 인생인데' 라는 문구를 보면, '이제 사람들을 사랑하며 살아야지' 라는 생각을 갖는다.
이런 생각을 가지면 마치 큰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 뭔가 인생을 뿌듯히 살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이 깨달음들을 실천했다. 어느 집단으로부터 일할 권유를 받으면 조금 고민하고 도전했다. 안해봤던 과외가 들어와도 도전했다. 뭔가 새로운걸 항상 도전했다. 미팅도 있으면 꾸준히 나갔다. 어떤 사람이 싫으면 장점을 찾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현타가 빡세게 왔다.
도전할 모든걸 잘 하려다 전부 다 망하기도 하고, '도대체 이런 것들을 해서 내가 뭘 얻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과연 이게 정답일까?? 이게 정답이랬는데 왜 아닌 것 같지...
지금의 내가 보면 저 조언들이 맞는 말이긴 하다. 설명이 불친절한, 진짜 남이니까 해줄 수 있는 말.
지금의 나는 20살, 20대 초반에게 이렇게 조언할 거다.
우리는 조언을 직독직해 하면 안된다. 그 속뜻을 번역해야한다.
조언하는 사람들은 속뜻까지 한번에 이해할거라 생각하고 조언한다. 왜냐면 그 조언들은 몇번의 수정을 거친 정제된 조언이 아니라, 생각나는 즉시 말하는 조언이기 때문이다. 친절하지 않다. 거친 조언이다.
그렇기에 필터링 없이 조언을 받아들이면...잘못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어떻게 조언의 속뜻을 알까?? 이는 곰곰히 생각해야 얻는다. 나도 길 걸으며 속뜻에 대해 엄청 오래 생각했다.
조금 도움을 주자면, 행동 자체보다 행동으로 얻는 정신적 성숙이 조언의 핵심이다.
조언들의 속뜻에 대한 나의 해석들을 보여주겠다.
제일 흔한 공부법 조언을 먼저 보자.
'수학 성적을 높이고 싶으면 문제집을 많이 풀어라, OO 문제집 풀어라. 양치기로 공부하면 결국 실력이 는다.'
맞는 말이다. 문제집 많이 풀면 늘지. 근데 문제집 20권 푼 애가 10권 푼 애보다 높은 성적을 낼까? (1권과 10권은 제외)절-대 관련 없다.
수학은 수학 문제집을 풀며 문제를 하나하나 살펴봐야한다. 이 문제는 어떤 공식으로 푸는지, 어떻게 해서하는지, 출제 의도가 무엇인지 기본으로 알아야한다. 그리고 많은 문제를 풀며 새로운 유형의 문제에 익숙해져야한다. 긴장하지 않고 어떻게 다루는지 알아야한다. 그래야만 실력이 상승한다. (기본에 충실 및 갑작스런 상황 대처)
제일 답답한 말 : 아 ** 문제집 20권 풀었어요!! 왜 성적 안올라요??
문제집 몇권 풀었냐(행동)가 핵심이 아니다. 문제집을 풀며 기본을 깨닫고, 새로운 유형을 어떻게 대하는지 익숙해지는게 핵심(정신적 성숙)이다.
대입자소서 , 취업 자소서 스펙에 대한 속설도 마찬가지다.
흔히들 말한다. 결국 스펙은 자소서 한줄 더 추가하는거라고.
개소리야!!!!!! 절반만 맞아.
경시대회 스펙을 예로 들자.
경시대회에 처음으로 도전한 애와 경시대회를 안해봤기에 도전하지 않은 애의 차이는 단순 한줄이 아니다. 마인드부터 다르다. 안해본 시험에 도전하는 것은 엄청난 거다. 인간은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자기 실력이 형편없다고 나올까봐 무서워한다. 근데 그걸 이겨냈기에 대단하다.
과학 동아리에 들어가 물로켓을 어떻게 만들어야 잘 날아갈지 연구(행동)한 아이와 동아리를 전혀 안들어간 아이의 차이도 단순 한줄이 아니다. 실험 정신, 호기심(정신적 성숙)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 논리와 마찬가지로 어떤 도전을 해놓고 아무것도 깨닫지 못하면, 정신적 성장이 없다면 의미가 없다. 그냥 남들이 경시대회 신청서를 쓰기에 옆에서 따라 썼고, 동아리에서 물로켓을 주제로 연구하길래 멀뚱멀뚱 하라는 것만 했다면 아무 의미없는 스펙이다.
이거야 말로 단순 한줄짜리 스펙이다.
취업에서도 마찬가지다. 하나은행 스마트 홍보대사, 한화생명 홍보대사, 현대백화점 인턴 등등 다양한 활동들은 당신이 어떻게 활동했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아무 생각없이 한 활동들은 스펙으로 취급하면 안된다. 정신적 성장을 이룬 것이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당신이 발벗고 나서서 무리를 이끌고, 잠도 줄이고, 고통받고 스트레스 받고 뭔가를 활동했다면 성장했을 것이다. 거기서 얻는 깨달음이 많을 것이다.
주위에는 이미 충분한 스펙을 가졌다고, 난 한게 많다고, 스펙이 문제가 아니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보면 스펙이 많긴하다. 뭔가 많이 했다(행동). 하지만 그 스펙, 진짜야? 이 스펙이 단순 한줄짜리인지, 어마어마한 정신적 성장을 이루게 한 활동인지는 그 사람이 말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래서 면접을 보나보다.
이십대에 하고 싶은 것을 도전해야 후회가 없다.
이제 이 조언의 속뜻을 알겠는가?? 도전자체(행동)는 핵심이 아니다. 도전함으로써, 새로운 환경에 대한 공포, 거절에 대한 공포를 이겨냄으로써 도전 정신(정신적 성숙)이 생기는 게 핵심이다.
위 대나무숲 고민에도 이런 조언이 달렸다. 아버지의 조언은 도전횟수가 중요한게 아니라, 도전 정신이 중요하다는게 핵심일거라고...많이 도전하고 챙겼지만, 뭔가 당장 얻는게 없어 현타올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도전들은 도전 의식, 정신적 성장, 경험들을 쌓게 하고 2~3년뒤 취업할 때, 뭔가 과거를 돌이켜볼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길거리에서 누군가에게 설문조사를 부탁할 때, 얼굴에 철판을 깔 수 있게 될 것이다.
다양한 사람을 만났을 때, 동아리에서의 친목 경험은 사람들과 친해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집단에 들어가 행사를 기획할 때, 학생회에서 경험한 행사기획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인턴 제안같은 큰 기회지만 해본 경험이 없어 망설여질 때, 도전했던 기억은 두려움을 이기게 해줄 것이다.
누군가를 미워하는데 에너지를 쏟지 말자, 누군가를 사랑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다.
혐오는 자기 자신을 병들게 만든다. 생각을 썩게 만들어, 썩은 생각을 습관이 되게 한다.
물론 누구를 미워하는 건 자연스러운 인간의 감정이다. 근데 마주칠때마다 '으 싫어'랑 미워해서 엿먹이려고 작전짜고 헛소문 퍼트리는건 다르지...
누군가를 사랑하다(행동) = 상대의 장점을 찾아주는 능력을 길러주고, 상대의 장점을 배울 수 있게 됨.(정신적성숙)
누군가를 엿먹이려고 인생을 산다 = 내 이미지를 망치는 길, 인간관계가 안좋아지고 남탓만 늘게됨. 발전이 없음.
결론
글을 쓰다보니 결론이 생각났다. 적다보니 꿈보다 해몽같기도
20대 초반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
조언을 받아들일 때 필터링 끼자. 속뜻이 중요하고 나랑 안맞는 조언은 거르자.
조언 자체는 행동을 일컫고, 속뜻은 정신적 성숙을 일컫는다.
내가 했던 행동은 다시 그 행동을 할 때 익숙함을 주지만, 새로운 행동을 할 때 도움을 준다고 확신하지 못한다.
하지만 정신적 성숙은 새로운 행동을 할 때에도 무조건 도움을 준다.
개소리같은 조언은 걸러낼 줄 알아야한다. 무조건 조언이라고 받아들이지 말자
p.s 적다보니 '이거 알아서 뭐함? 어차피 조언에 적힌 행동 해야하는데'라는 질문도 나올 것 같다.
행동할 때 더 현타가 적게 오지 않으려나??ㅎㅎ이건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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